교사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업무 지침서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수업 역량만이 아니다-
교사, 수업 전문가로는 충분치 않다
초등교사는 전문직이다. 교대생 시절부터 배우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에 음악, 미술, 체육 등 전 교과의 전문가가 아니라, 전 과목을 두루 잘 가르치기 위한 수업 역량 자체에서 전문성을 띤다. 대학교부터 빡빡하게 짜인 시간표를 소화하고, 경쟁률 높은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수업 역량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교사가 되고 나면 수업만으로 충분치 않다. 아무리 수업을 잘해도 수업은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의 부분일 뿐이다. 교사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대인관계나 생활 태도 등의 사회적 기술도 가르쳐야 하고, 운동회나 학예회 등의 행사 준비도 교사의 몫이다. 공무원으로서 처리해야 할 공문과 행정 업무는 언제나 산적해 있다.
하지만 교사가 되기 전까지, 아니 첫 발령의 첫 출근 전까지 이런 가르침은커녕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도 없다. 부푼 마음으로 출근하지만, 업무에 치여 만신창이가 되어 귀가하는 일도 허다하다. 말 그대로 몸으로 부딪치며 차츰 익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사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업무 지침서
선배에게 물어보자니 질문도 한두 번이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묻기는 민망하다. 저경력 교사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도 경험의 폭과 생각의 방식이 비슷해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업무에 대한 고민은 대부분의 저경력 교사가 품고 있지만, 정작 그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이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서야 경력교사로 거듭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일 수는 없을까. 교사가 마주하는 업무를 차근히 짚어줄 수 있는 도움닫이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7인의 베테랑 교사가 모였다. 매해 특정 시기만 되면 저경력 후배가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와 묻는 비슷한 질문들을 모으고, 이 질문들에 도움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정리했다. 여기에 더해 당장 업무에 필요한 지침뿐만 아니라 언제나 뜨거운 감자인 6학년 담임과 눈코 뜰 새 없는 1학년 담임을 위한 조언, 모든 저경력 교사가 고민할 법한 대학원 진학에 관한 조언 등도 빠뜨리지 않았다.
교사의 365일, 한 해 살이 준비부터 학급의 마무리까지
주변의 시선과 다르게, 교사의 1년 365일은 쉴 틈이 없다. <교사365>는 교사의 365일 일과를 월마다 주요 업무로 나누고, 세부적인 해결 지침을 빠뜨리지 않았다.
한 해 살이 준비기, 2월에는 학년 교육과정, 학급 교육과정, 평가계획 및 학급 세우기, 교실 환경 구성을 준비한다. 아이들과 처음 마주하는 3월이면 학급규칙 정하기, 나이스 입력방법, 학부모총회와 곧바로 이어지는 상담 시즌 준비, 학급임원 선거, 기초학력 관리, 학급운영비와 학습 준비물 알차게 사용하기 등을 알아둬야 한다. 미리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 4월에는 학교폭력 대처방법, 구체적인 공문서 작성법, 전문적학습공동체, 장학에 대한 대비 등을 살핀다. 어디론가 떠나는 5월과 6월은 현장체험학습 쉽게 따라잡기, 학교안전공제회 관련 사안처리법을 미리 알아두자.
고대하던 방학의 7월에는 나이스 처리 방법, 교사의 개인 복무 사항, 교사연수 소개, 통지표 작성이 중요하다. 행사, 모임이 활성화되는 8월과 9월 온작품읽기 운영법, 하나 되는 운동회 만들기, 동아리활동 및 스포츠클럽 운영, 교사 월급 사항을 살펴보자. 마무리를 준비하는 10월은 학예회 운영, 학생의 장기결석, 미인정 유학이 중요하다. 학급살이를 마무리하는 11월과 12월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프로젝트 공개수업 및 컨퍼런스 운영의 사례 중심 이야기와 학급앨범 만들기, 학급 문집 만들기 등 학생과 교사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방법 등을 담았다.
지난해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1월에는 반 편성방법, 아이들과의 마지막 인사법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더 궁금한 것들에서 대학원 진학 관련, 1학년 담임의 자세, 영원한 담임 6학년 교사를 돕기 위한 팁을 담았다.
이 책이 매달 전쟁 같은 업무를 치르는 선생님에게 선배교사가 빌려준, 마음 한편을 든든히 받쳐주는 업무노트로 다가가길 바란다.